홍차를 떠올리면 예전에 읽었던 은하영웅전설이라는 판타지 소설이 생각납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인 얀 웬리라는 인물은 커피를 마시는 것을 경멸하면서 본인은 홍차를 즐겨마셨는데 그 때 홍차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하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는 커피나 홍차를 마시지 않았던 나이였기에 홍차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홍차를 가끔씩 마시긴 하지만 홍차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했기에 오늘은 홍차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홍차(Black Tea)는 백차, 녹차, 우롱차보다 더 많이 산화된(80% 이상 발효된) 차의 일종이며 향이 더 강합니다. 동양에서는 찻물의 빛이 붉기 때문에 홍차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의 색이 검기 때문에 Black Tea (검은색 차)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서양사회에 알려진 차는 홍차뿐이었으며, 녹차가 널리 퍼지고 있긴 하지만 지금도 서양에서는 팔리는 차의 90% 이상을 홍차가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1. 홍차의 역사
400년 전에 청나라의 군대가 푸젠 성의 어느 마을에 쳐들어왔고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피해 꼭꼭 숨어야만 했습니다. 청나라 병사들은 찻잎이 쌓여있는 광에 들어가 그곳에 머물면서 먹고 자고 시간을 보내다가 사라졌는데, 찻잎이 병사들이 머무는 동안 차로 만들 시기를 놓쳐 버려 상해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찻잎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크게 실망했지만 그렇게 힘들게 수확한 찻잎을 그냥 버릴 수도 없었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불살라서 찻잎을 말리고 차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차가 아니러니하게도 유럽상인들에게 몇 배의 가격으로 팔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홍차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2. 홍차의 종류
1. 재배지역에 따른 분류
● 아삼(Assam) 홍차 : 인도 아삼지방에서 생산되는 홍차를 통칭해서 말합니다. 아삼은 매우 습하고 무더운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홍차는 상대적으로 강하고 떫은 편이라고 합니다.
영국은 과거로부터 강하게 우린 홍차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마셨고 대부분의 홍차를 마시는 나라들이 이런 방법으로 마셨다고 합니다. 우유와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에 적합한 홍차가 바로 아삼 홍차였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홍차인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같은 강한 홍차의 주된 베이스가 바로 아삼홍차였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홍차를 많이 소비하는(국가단위로 볼 때) 인도 또한 강하게 우리거나 혹은 끓인 홍차에 우유와 설탕 그리고 향신료를 넣은 차이(Chai,짜이)를 마신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마시는 방법에 적합한 아삼홍차는 오랫동안 강한 홍차의 대명사였습니다.
197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영국은 인도와 정치적인 불편함이 심화되면서 홍차 수입처를 변경하기 시작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영국은 홍차 수입량의 73%를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인도로부터 수입량은 15%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흔히 마시는 티백 홍차의 베이스 차는 아삼보다는 아프리카 홍차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점점 홍차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어 150년간 이상 강한 홍차의 대명사였던 아삼홍차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싹과 어린잎 위주로 채엽하고 가공방법에도 변화를 주어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의 홍차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삼 홍차 특유의 몰트 향과 건조한 과일향이 조화된 깊고 강하면서도 입안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풍성함은 이전 아삼 홍차와는 다른 차원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고 합니다.
● 다르질링(Darjeeling) 홍차 : 다질링(또는 다즐링,다르질링) 홍차는 인도 다르질링 지방에서 생산되는 홍차의 한 종류입니다. "홍차의 샴페인"이라고 불리며 전통적으로 특히 영국에서 다른 홍차들보다 고급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제대로 우릴 경우에는 밝고 옅은 오렌지색을 보이고 가벼운 머스캣(muscat: 맛과 향이 좋은 유럽 원산의 포도) 향을 풍기며 약간은 떫은 타닌의 특성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스트레이트 티로 마신다고 합니다. 기문 홍차, 우바 홍차와 더불어 세계 3대 홍차로 불린다고 합니다.
수확 시기에 따라서 퍼스트 플러시(First Flush, 첫물차) 는 봄비에 뒤따른 3월부터 4월 사이에 수확되며 아주 부드럽고 매우 옅은 색과 상쾌한 향을 내며 세컨드 플러시(Second Flush, 두물차)는 5월부터 6월 사이에 수확되며 호박색이 나며 첫물차에 비해서는 향이 옅어지고 맛은 좀 더 떫어지지만 감칠맛이 나며 서머 플러시(Summer Flush, 여름차)는 우기인 7월에서 9월 사이에 수확되는 차로 맛이 더 강하며 오툼네일 플러시(Autumnal Flush, 세물차 또는 가을차)는 가을인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수확되며 구릿빛이 나며 신선한 향을 갖는다고 합니다.
● 실론(Ceylon) 홍차 :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홍차를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1972년 전까지 스리랑카가 실론으로 불렸기 때문에 실론 홍차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해발 고도가 다른 여러 곳의 차밭에서 길러지며 서로 다른 차밭에서 생산된 실론 홍차는 그 향과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19세기 초반까지 스리랑카에서는 커피를 많이 재배하였으나 1870년대 말 커피나무를 말려 죽이는 치명적인 균이 유행하는 바람에 그 이후 차를 주로 재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홍차의 종류에는 누와라엘리야(Nuwara Eliya), 우바(Uva), 딤불라(Dimbula) 등이 있습니다.
2. 배합에 따른 분류
● 스트레이트 티(Straight Tea) : 단일 종류의 찻잎만을 사용한 것입니다.
● 블렌드 티(Blended Tea) : 두 종류 이상의 찻잎을 블렌드(배합)하여 제조한 것입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프린스 오브 웨일즈 등이 있습니다.
● 가향차(Flavoury or Flavoured Tea) : 향료, 딸기, 사과, 복숭아 등의 과일 또는 꽃잎 같은 첨가물을 넣어서 향을 낸 것입니다. 얼그레이 홍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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